원(1279~1368)은 통치 기간이 성립하고 끝나기까지 90년 정도로 매우 짧았다. 위정자는 회화를 중요시하지 않았으며 많은 화가가 이민족 통치의 반감으로 은둔생활을 했다. 회화에 있어서 창작이 적었으며 모방이 주를 이루어 복고풍이 성행했다. 원조의 화조화는 송대의 화조 화풍으로 이어졌다. 비록 송의 성대함에는 못 미치지만 송인의 황전, 조창 등의 화풍을 계승하였다. 공필 채색 화조화가 퇴보하고 먹조류가 주를 이루었다. 이런 유형의 그림이 선비들의 주된 표현 방법이었는데 점차 후대로 가면서 먹을 이용한 간결하고 품위 있는 회화로 발전하였다. 표현 수법은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작품 주제 역시 야일 분류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표현 제재는 다양해졌는데 사군자를 주제로 하는 작품이 많이 보인다. 원나라 대표 화가는 전선으로, 송대 조창의 가르침을 받아 색채의 생동감과 운치가 있다. 그 외 전선, 왕연, 조맹부 등이 있다. 전선錢 (1239~1299) 송말 원초의 화가이다. 자는 순거舜擧, 호는 옥담玉潭, 청구노인靑臞老人이며, 절강성 호주湖州 출신이다. 남송 경정제(1260~1264) 때 진사進士였으나 송이 망한 후 관에 오르지 않고 은둔하면서 재야의 문인으로 생을 마감하였다. 조맹부 등과 함께 “오흥팔준吳興八俊”이라 칭송되었다. 인물, 산수, 화조화에 능했으며, 그의 화훼 스승은 조창으로 사생을 중시했다. 더욱이 색채의 아름다움과 구도가 균형 잡힌 것을 중시했다. 산수화에서는 청록을 주조로 한 색채 위주의 작품을 제작했고, 화조화에서는 극도의 사실성을 추구했다. 화조화는 후대로 가면서 점점 담백한 그림으로 전환되었다. 작품으로는 <연화도蓮花圖>, <팔화도八花圖>, <백련도白蓮圖>, <도지송서도桃枝松鼠圖> 등이 있다. 왕연王淵(1076~미상) 원나라 화가로, 자는 약수若水, 호는 담헌澹軒이며, 항주杭州 전당錢塘 출신이다. 조맹부에게 사사하였으며 화조화는 황전에게 배웠다. 공필 진채를 그렸는데 색채가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특히 작품 <화죽금계도花竹錦雞圖>는 수묵으로 산과 들을 그리고 돌과 푸른 꽃, 대나무를 그려 오색 금계를 더욱 두드러지게 대비시켰다. 다른 유형의 작품으로는 수묵 위주로 그린 것이 있는데, <산도금계도山桃錦雞圖>, <죽석집금도竹石集禽圖>, <도죽춘금도桃竹春禽圖> 등이 있다. 죽석, 화목, 깃털 등 각 종류의 이미지와 질감에 색채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전부 붓을 사용한 구鉤, 준皴, 찰擦, 염染, 점點과 먹을 사용해 농, 담, 건, 습을 표현하였다. 조맹부趙孟頫(1254~1322) 송태조 넷째 아들 진왕 덕방의 자손으로 태조의 11대 손자이다. 자는 자앙子昻, 호는 송설도인松雪道人. 오흥吳興 사람으로, 관직은 한림학사, 승지를 지냈고 시문에 밝은 서예가였다. 오흥팔준의 필두로 시문은 청수기일 한 맛으로 서와 화에 뛰어나 원대 최고의 화가로 알려졌다. 전서·문예·진·행·초서 등 모든 서체에 능통했으며 특히 서체에 있어서 왕희지 체로의 복귀에 힘썼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의 서체는 후대와 한국, 일본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림에서 산수, 인물, 안마鞍馬, 화목, 죽석에 모두 뛰어났다. 그는 회화이론에서 복고를 주장하며 당과 북송의 화풍을 추구했다. 또한 그림을 그리는 자는 서예의 기초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즉 서예가 갖는 붓의 조화로움을 회화에서 운용함으로써 그림의 풍부함과 서예의 운치를 더하려 하였다. 작품으로는 <작화추색도권>, <강촌어락도>, <수촌도권>, <고죽재승도> 등이 있다. 명대(1368~1644)는 화조화가 독립적으로 분리, 확립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원의 멸망으로 송대 체제로 복귀 회복하는 초기에 한림도화원을 설치하였다. 그러나 대부분 모방 작품이 많았으며 독창적인 창작을 하는 화가는 매우 적었다. 화원에서 공필 화조화는 송대의 표현 기술을 따랐으며 이런 기법을 마원, 하규의 수묵 산수 기법화 배경과 함께했다. 구조의 면적이 넓으며 화조와 산수의 기교를 결합, 치밀하고 간결하고 엉성하고 정밀하고 현실적이며 허구적인 것을 조화롭게 그려냈다. 후기 진홍수는 송인의 구륵화법을 창조 계승했다. 화가로는 변문진, 변경소, 손륭 등이 있다. 변경소邊景昭 명대 궁정 화조화가였으며, 자는 문진文進, 복건성 사현 출신이다. 영락제(1403~1424) 선덕제 시기에 무영전대조를 지냈다. 공필 화조는 구륵필법으로 세밀하고 아름다웠으며 화풍은 여전히 남송 원체화 필법을 계승하였다. 변문진의 영모, 장자성의 인물, 조렴의 호랑이 그림과 함께 “금중삼절”로 불렸다. 작품으로는 <삼우백금도三友白禽圖>, <쌍계도雙雞圖>, <죽학쌍청도竹鶴雙清圖> 등이 있다. 손륭孫隆명대 중기의 문인화가로, 자는 종길從吉, 호는 도치都癡이며 강소성 상주常州 출신이다. 영모, 화훼, 초충을 빠르게 묘사하는 데 뛰어났다. 서희풍을 배우고 계승했으며 조창의 몰골화법을 사용했다. 다시 말해 산수, 매화를 잘하였으며 화조, 초충화는 필촉을 살린 몰골법을 사용해 생동적이고 자연적인 맛이 극치에 다다랐다. 작품으로는 <화조초충책花鳥草蟲册>, <화조초충도권花鳥草蟲圖卷>, <부용유아도芙蓉遊鵝圖> 등이 있다. 청대(1636~1912) 초기의 화단 활동은 명대보다 다양하였으나 관청기구는 축소되어 여의관如意館 내에 설치하여 궁궐의 각종 공예예술 창작과 장식 등을 제작 공급하였다. 화가의 위치는 전시대의 화원과 같지 않았다. 청 화원 안에 공필 화조화로 유명한 화가는 많지 않았으며 작품 역시 모방 복고가 성행했다. 화풍에 활기가 없고 새로운 창작은 많지 않았다. 궁정 화가로 유명한 사람은 장정석과 추일계 등이 있다. 운남전惲南田과 왕무王武는 청 초기 공필 화조화로 성공한 화가이다. 이들은 송나라 화풍을 계승하였고 몰골화법을 더욱 발전시켰다. 청의 쌍구법으로 유명한 화가는 침전이다. 추일계鄒一桂(1688~1772) 청대 중기의 궁정 화가로, 호는 소산小山이며 강소성 우시無錫 사람이다. 그는 몰골 화훼 사생에 뛰어났다. 시문은 정교하고 그림의 채색은 우아하고 담백하여 꼭 살아 있는 것처럼 유연하고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다. 추일계는 《소산도보小山圖譜》에서 세세한 견해를 밝혔는데, 100여 종의 화초 특징을 기록했으며, 책에 “그림에 팔법八法, 사지四知가 있다.” 등을 제기했다. 이 책은 이론 화조화의 대작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으로는 <옥란모란도玉蘭牡丹圖>, <백해당도白海棠圖>, <쌍청도雙清圖>, <화고간매화畫古榦梅花>, <화앙춘생의畫盎春生意>, <화훼화책花卉畫冊> 등이 있으며, 그중 <백해당도>가 대표작이다. 침전沈銓(1682~1760)자는 남빈南蘋이며, 절강성 오흥吳興 출신이다. 송의 화풍과 기법을 본받았으며 청의 쌍구법으로 널리 알려진 화가이다. 화훼, 새의 이미지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였으며 우아하고 아름다운 색채로 묘사했다. 옹정제雍正帝(1723~1735) 시기에 일본 국왕의 초청으로 제자와 함께 일본으로 가 3년 동안 그림을 가르쳤다. 작품으로는 <묵모란墨牡丹>, <송매쌍학도松梅雙鶴圖>, <수대도綬帶圖>, <초학도蕉鶴圖>, <오륜도五倫圖>, <유음경금도柳蔭驚禽圖>, <백조조봉도百鳥朝鳳圖> 등이 있다. 장정석蔣廷錫(1669~1732) 중국 청대 초기에서 중기의 학자이자 화가이다. 자는 양손揚孫, 유군西君, 호는 서곡西谷, 남사南沙, 청동거사靑桐居士이며, 강소성 상숙常熟 출신이다. 직책은 대학사까지 이르렀다. 화조는 송대 화가의 화법을 존경하여 그렸으며 그의 그림에는 섬세한 구륵부채鉤勒傅彩와 몰골사의沒骨寫意도 있다. 전해 내려오는 그림은 <계자천향도桂子天香圖>, <부용원앙도芙蓉鴛鴦圖>, <화훼진금도花卉珍禽圖>, <월래향月來香>, <화사서경등도畫四瑞慶登圖> 등이 있다. 낭세녕郎世寧(1688~1766) 이탈리아 사람으로, 강희제康熙帝(1654~1722) 54년에 선교사 신분으로 중국에 머물며 건륭제乾隆帝 시기에 활동하였다. 초상화, 화훼, 새를 잘 그렸으며 특히 말을 잘 그렸다. 작품을 통해 서양화의 투시화법과 명암법을 중국 화법에 섞었으며 이미지의 입체감을 추구했다. 정교하고 진짜 같은 효과를 내어 새로운 화풍을 창작했지만 단지 겉모습만 닮고 운치를 중시하지 않아 전통 중국화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작품으로는 <하화화병도荷花花瓶圖>, <육학동춘도六鶴同春圖>, <금춘도錦春圖>, <백준도百駿圖>, <숭헌영지도嵩獻英芝圖>, <취서도聚瑞圖>, <화교지과연畫交阯果然>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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